천구예술론天狗藝術論.....제 3권(22)..2

 

천구계天狗界라고 하는 것은 자신의 조그마한 지혜에 자만하고 타인을 우습게 여기고 , 타인의 소동을

기뻐하고 , 그 즐거움을 시비나 득실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해 버려서 , 무사無事를 즐긴다는 것을 모른

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절대시 하고 , 자신을 반성하는 일은 없다. 단지 자신을 따르는 사람을 바르다是하

고 자신을 따르지 않는 사람을 그르다非 고 한다.

세간 일반의 시비의 판단을 자신의 아집의 그물에 가두어 버리고 , 저것을 미워하고 이것을 사랑하고 ,

혹은 성내고 혹은 괴로워하고 , 잠시라도 마음이 고요할 일이 없다. 이러한 정신상태를 불교에서는 하

루에 세번 열탕熱湯을 마시고 전신으로 부터 화염을 발생시킨다고 표현한다. 이 번열煩熱의 괴로움이

원인이 되어 여러가지로 옮기고 , 나쁜 일을 해서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것이다. 제군들은 부디 마음의

수행을 해서 기를 다스리고 , 마계魔界를 물리치고 , 사람의 세계로 나와서 도道를 구하면 좋을 것이다.

제군들은 코가 길고 , 부리가 있고 , 날개가 있어서 그것으로 사람들 보다 뛰어나다고 믿고 , 어리석은

사람을 편들거나 한다. 그러나 제군들의 긴 코나 , 튀어나온 부리 , 가벼운 날개는 오히려 자신의 마음을

괴롭히고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기관인 것이다.

학술學術도 검술劍術도 , 어느 쪽도 단지 자신自分을 아는知 것을 오로지 하나의 사명으로 한다. 자신

을 아는 것이 가능하게 되면 마음의 속이 밝고 환해져서 언행을 삼가하는 것을 잘 할수 있다. 그러니 적

이 되는 사람도 없어 지는 것이다. 설사 지혜가 부족해서 실수가 있다고 해도 , 그것은 죄가 아니고 결

과는 되어 가는 것에 맡기면 된다.

자신을 모르는 사람은 , 타인의 것도 모르는 사람이다. 이기심으로 타인을 속이고 자신이 이기고 취하

기를 바라는 사람을 , 타인은 그 이기심의 허를 찌른다. 욕심에 의해서 타인을 공격하는 사람을 , 타인

은 그 욕심을 움직여서 그 움직임의 허를 찌른다. 세력에 의해서 타인을 압도하는 사람을 , 타인은 그

세력이 쇠하는 곳을 치는 것이다.

학술도 검술도 모두가 같은 것이다. 오로지 자신의 모든것을 걸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무욕無欲의 사람

에게 칠수 있을 것 같은 허虛는 없다. 힘에 의해서 꺽이게 할 수도 없다. 욕심에 의해서 움직이게 할 수

도 없다. 교묘한 기술에 의해 속이는 것이 불가능 한 것이다. 나는 이것을 생각해서 항상 조심하고 있지

만 , 범부凡夫의 마음은 아직까지도 끊어내지 못하고 단지 열탕을 마시는 일을 다소 면하고 있는 정도

이다. 지금은 비록 천구의 무리속에 있어도 언젠가는 인간의 세계로 가서 도道를 깨닫고자 생각하고 있

다. 이상 , 얼마간 내가 들을 것들을 제군들에게 전할 따름이다.

 대 천구가 그렇게 말을 마치자 , 초목이 흔들리고 움직이며 , 산이 울리고 , 계곡이 소리내고 , 바람이

일어나 얼굴을 강하게 때리는 구나 생각 한 순간 , 꿈에서 깨어 났다. 산이라 보였던 것은 병풍 이었다.

나는 침실에서 두려움에 사로잡혀 옆을 보고 누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