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헌勝軒이라는 검술가가 있었다. 그 집에는 큰 쥐가 나오는데 , 훤한 대낮에도 온 방안을 뛰어 돌아다
녔다. 승헌은 그 방을 따로 구분해서 나누고 자신이 키우고 있던 고양이에게 잡게 했다. 그런데 그 쥐는
키우던 고양이의 얼굴에 뛰어올라 덤벼들고는 물어뜯어서 , 키우던 고양이가 비명을 지르고 도망가 버
렸다.
이것만 봐서는 키우던 고양이는 도저히 그 쥐에게는 못 당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 근처에서 제법 한다
는 고양이를 몇 마리 빌려와 모아서 , 쥐가 있는 방에 넣어 봤는데 , 그 쥐는 방바닥 사이의 틈에 떡하니
앉아서 고양이가 가까이 오면 죽을 힘을 다해 덤벼서 물어뜯는다 그 모양새가 퍽이나 섬뜩하게 보였던
탓에 고양이들은 엉덩이를 빼고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승헌은 화를 내며 자신이 목검을 손에 쥐고 그 쥐를 때려 죽이려고 쫓아 다녔지만 , 쥐는 승헌의 손에
서 벗어나 목검에 맞지 않았다. 승헌은 목검을 휘두르고 , 이쪽 저쪽 문 , 문풍지 , 당지 등을 부수고 찢
었지만 , 쥐는 하늘을 날아다녔고 , 그 날램이란 마치 번개와도 같은 것 이었다. 여차하면 승헌의 얼굴에
덤벼들어 물어뜯을 기세 였다.
승헌은 많은 땀을 흘리고 , 일하는 사람을 불러 「여기로 부터 6~7 백 미터 떨어진 곳에 비교도 되지 않
을 만큼 뛰어난 물건이라고 불리는 고양이가 있다고 들었다. 그 고양이를 빌려 와라」 고 말하고 , 사람
보내서 그 고양이를 데려와서 보니 , 그 고양이의 겉모습은 영리해 보이지도 않고 , 그렇게 빠릿빠릿 해
보이지도 않았다. 어쨌든 그 쥐가 있는 방에 쫓아 넣어 볼까하는 생각으로 , 방 문을 조금 열고 그 고양
이를 방에 넣었더니 , 쥐는 굳어서 움츠리고 움직이지 않고 , 그 고양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유유히
쥐에게 다가가서 , 그 쥐를 한 입에 물고서는 나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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