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에 대천구大天狗 라고 여겨지는 사람으로 , 코도 그다지 길지 않고 , 날개도 거의 보지지 않을 정도
로 , 의관을 정식으로 갖추고 상좌에 앉아 있던 사람이 ,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각각의 사람이 논論한 것에는 , 모두 진리가 포함되어 있다. 옛날의 사람들은 정情이 두텁고 , 뜻志이 절
실하고 기技를 케이코 할 때도 열심히 , 꺽이는 일도 게을리 하는 일도 없었다. 스승이 전해주는 것을 믿
고 낮밤을 가리지 않고 궁리하고 몰두하고 , 기술을 시험 해 보고 의문이 있으면 친구들에게 물었다. 그
와 같이 수행을 계속해서 습숙習熟하고 , 자기스스로 그 진리를 깨달았다. 그러니 심저기心底技(마음의
바닥으로 부터의 기술)가 몸에 붙을 수 있었던 것이다. 스승은 처음엔 기술을 전하지만 , 그 의미하는 바
를 말하지 않고 , 제자가 자기 스스로 눈을 뜨기를 기다릴 뿐이다. 맹자孟子가 군자君子는 당기지만 발發
하지 않는다*(引而不發)고 말한 것은 이것을 말하는 것이다. 군자가 길道을 가르칠 때는 , 마치 활을 당
기지만 아직 화살을 놓아주지 않은 상태와 같이 , 기합氣合을 넣어서 , 말로는 발설치 않고 찬찬히 제자
를 지켜본다 고 하는 것이다.
그것은 가르치고 싶지 않아서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 그 사이에 제자가 고심해서 수행하고 , 습숙하
는 것을 바라는 것 뿐인 것이다. 제자는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서 궁리하고 , 자득自得하는 것이 있으면
한 번 더 스승에게로 가서 그것을 확인 했던 것이다. 스승은 그것이 만족 할 만한 대답이면 그것을 인정
해 주는 것 뿐이다. 스승으로부터 말을 꺼내서 가르치는 경우는 없었다. 이것은 무예심술에만 한정 된 것
이 아니었다. 공자孔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가령 네 각이 있는 물건을 가르치는데 , 한 쪽 모퉁
이를 들어보여 주면 다른 세 모퉁이에 대해서도 반응을 나타 낼 정도가 아니면 , 그 이상은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다. 다시말해 이것이 옛날 사람들의 가르치는 방법이었다. 그러니까 옛날에는 , 학술도 무예심
술도 확실히 그 속이 깊었던 것이다.
지금의 사람들은 정이 얕고 , 뜻이 절실하지 않다. 젊은 시절부터 고생하는 것을 싫어하고 , 안이한 것을
즐기고 작은 이익을 보고 금방 손에 넣고자 한다. 거기에 옛날과 같은 방법으로 가르치려고 하면 수행하
려는 사람들은 없어져 버리지 않을까. 지금은 스승쪽에서 길을 열어 보여주고 초심자에게도 그 구극究極
의 원리를 풀어 들려주고 , 귀착하는 곳을 명시해서 , 거기다 손을 잡아서 이것을 인도 할 뿐이다. 이렇게
까지 하는데도 지루해 하고 그만두는 사람이 많다. 자연히 이론만이 고등하게 되어 , 옛날 사람들은 말이
부족하다고 단정짓고 , 수행의 정도는 얄팍하기 그지 없으면서 , 땅에는 발을 딛지도 않고 하늘에라도 오
를 것 같은 궁리를 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 이것은 또한 시대의 흐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인간을 지도 한
다고 하는 것은 , 말馬을 다루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것은 옳지않은 길邪道로 가는 기氣를 누르고 , 스스
로 나아가는 바른 기正氣를 도울 뿐인 것이다. 또한 강제하는 것도 하지 않는다.
*인이불발引而不發 : 『맹자孟子』진심장구 상편에 대공大工(목수)의 동량棟梁(집단의 우두머리)은
서툰 목수를 위해서 먹줄墨縄의 사용법을 바꾸거나 하지 않는다, 활의 명인은 서툰 사수를 위해서 활을
당기는 법을 바꾸거나 하지 않는다.
군자가 도道를 가르치는 경우에는 , 마치 활을 당겨서 화살을 쏘기 전의 상태와 같이 기합氣合을 넣어
서 중도中道의 입장에 서서 지켜본다. 그러니까 자기 스스로 길을 여는 사람 만이 그것을 쫓아 갈 수 있
는 것이다.
*『논어論語』술이제7편 「擧一隅不以三隅反 則不復也」라고 있다. 사각四角인 물건을 가르치는 데
한 모서리를 들어 보이면 다른 세 모서리에 반응을 나타낼 정도가 아니면 , 거듭하여 가르치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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