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구예술론天狗藝術論.....제 2권(3)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다.

그 구극의 원리에 대해서 나는 잘 알아 듣지 못한다. 바라건대 , 수행의 대략를 들려 주었으면 좋겠다.

다음과 같이 대합하고 말했다.

도리道理는 볼 수도 없고 , 들을 수도 없다. 보는 것이 가능하고 , 듣는 것이 가능한 것은 도리의 흔적 일

따름 이다.

그 흔적에 의지해서 , 보는 것도 , 듣는 것도 불가능 한 도리를 깨닫는 것이다. 이것을 자득自得 이라고 한

다. 학문은 자득하지 않으면 도움이 되지 못한다. 검술劍術은 소예小藝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 마음

의 뛰어난 작용이고 , 그 구극 究極의 원리에 다다르면 도리에 일치하는 것이다. 나는 아직 그것을

자득하는 것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 조심스럽게 전해 들은 것이 있다. 그 들은 바를 당신에게 말하겠다.

지 잘 듣는 것이 좋다. 귀만 열고 흘려 버려서는 안된다.

 

마음의 움직임을 전해서 몸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것은 기氣 이다. 그러니까 몸의 작용 모든 것은 기氣가

장악하고 있다. 그리고 기氣의 근본이 되는 것이 마음心이다. 마음은 자연의 원리를 내장하고 있고 , 이

기氣의 주인 이라고도 해야 할 것이다. 마음의 본체는 형形 , 소리 聲 , 색 色 , 취臭 가 없고 , 기의 움직임

에 의해 작용하는 것이다. 마음과 몸을 이어주는 것은 기氣 이다. 털끝만큼의 생각이 있으면 , 그것은 기

전달된다. 마음이 뭔가에 느끼고 움직인 경우 , 이것을 감정感情 이라고 한다. 여러가지의 생각들이

가고 오는 경우에 , 이것을 관념觀念 이라고 한다.

마음이 느끼는 대로 움직여서 마음에 본래 갖추어진 자연의 법칙에 따를 때는 , 마음의 명쾌함이 처음부

끝까지 유지되고 , 기氣가 망동 妄動하는 일은 없다. 그것은 가령 배가 흐름에 따라 강을 내려오는 것

과 같은 것이다. 배는 움직이고 있지만 , 조용하고 움직인 흔적도 없다. 이것을 움직이고 움직인 것이 없

다(動いて動くこと無し) 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범인凡人은 , 생사의 미혹의 근원을 아직 끊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 미혹이 항상 마음

저변에 잠복하고 마음의 명쾌함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 희노애락의 감정을 발산하지 않

을 때는 머리가 움직이지 않게되어 , 그저 흐린 물에 머물고 있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된다. 약간이라도 생

각이 뜨게 된 경우는 마음의 저변에 잠복해 있던 미혹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 정욕이 망동해서 양심을 압

박한다. 마치 홍수의 흐름에 거슬러서 배를 젓는 것과 같은 것이다. 물결은 거칠고 배는 흔들려서 안정하

는 일이 없다.

氣가 망동 할 때는 자유로운 응용동작이 불가능 하다.

검술은 승부의 기술이다. 배우기 시작 할 때 부터 생사生死의 미혹의 근원을 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그럼에도 생사의 미혹의 근원을 곧 바로 잘라 끊어버리는 것은 어렵다. 그러니까 생사의 도리에

대해서 마음을 다하고 기氣를 연마하고 , 그것을 승부의 기술로 시험하고 , 그러한 시험 속에서 궁리를

을리 하지 않고 , 죽을 힘을 다해서 수행해서 이윽고 기술에 습숙習熟하고 , 기氣가 안정하고 , 그와 같

은 생사의 도리가 마음에 철저해서 의심하는 것도 미혹되는 것도 없어지고 , 이 도道로 마음의 명쾌함이

막히는 곳도 없어졌을 때에는 , 그 신념은 이대로 동요하는 일이 없어진다. 신념이 동요하는 일이 없어졌

을 때는 , 기氣는 마음의 명쾌함을 쫓아 넓게 자유로이 전해져서 , 마음의 움직임을 전달해서 정체하지도

막히지도 않고 , 동작을 자유자재로 제어 하는 것이다. 마음이 느끼는 곳을 쫓아 움직이는 응용동작의 빠

름은 , 마치 문을 연 순간에 달빛이 비추고 들어오는 것과 같은 속도이고 , 또 물건을 두드렸을 때 곧바로

소리가 나오는 빠름 이기도 하다.

승부는 응용동작의 결과 이다. 자신에게 무언가의 관념이 없다면 , 물론 그 양상樣相은 그림자도 형태도

나타나지 않는다. 양상은 관념觀念의 그림자 이고 , 반드시 형태로 나타나는 법이다. 그러나 관념의 양상

형태로 나타나지 않으면 , 마주하고 대적하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이것을 적도 없고 나도 없다(敵も

無く我も無し) 라고 하는 것이다. 내가 있으면 적도 있는 법이다. 내가 없기 때문에 마주하고 들어오는

사람의 선악사정善惡邪正으로 부터 눈꼽 만큼의 섬세한 일념 一念에 이르기 까지 , 거울에 비치듯이 보

이는 것이다. 자신이 이것을 비춰내는 것이 아니라 , 상대가 비춰져서 오는 것 뿐인 것이다. 그것은 유덕

有德한 사람에게는 사악한 마음으로 마주하는 것이 불가능 한 것과 같은 것이다. 인간에게 본래 갖추어

진 힘의 신비함 이다. 만약 자신이 이것을 비추어 내려고 하면 , 그것은 잡념雜念이다. 이 잡념이 자신의

마음의 명쾌함을 가로막기 때문에 기氣가 정체하고 응용동작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상대에 대

항해서 불측不測의 기술을 의도하거나 사용하거나 하지 않아도 , 신神이 이겨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사

람 , 이것을 검술에 있어서 깨달음에 들어간 사람 (悟入の人)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