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구예술론天狗藝術論.....제 1권(11)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다.

생사에 구애됨이 없다는 점은 어느 쪽이나 같습니다. 그러한데 한 쪽은 살기위해 도움이 되지 못하고

다른 한 쪽은 자재가 된다고 하는 것은 , 대체 어떠한 이유에서 입니까

다음과 같이 대답하고 말했다.

처음부터 추구하는 곳이 다른 것이다. 선승禪僧은 적멸의 깨달음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고 , 살기위한

기예에는 관심이 없다. 단지 죽음이라는 것을 잘 한다는 것 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니 살아남기 위한 기예에 있어서 자재가 되는 것은 불가능 한 것이다. 성인聖人의 학문은 생사에 따

마음을 두 갈래로 나누지 않고 , 살아 있을 때는 살아야 할 길을 다하고 , 죽는 경우에는 죽음의 길을

하는 것이다. 눈꼽만큼의 의도를 하거나 , 마음을 움직이거나 하는 일은 없다. 그러니까 살아 있을 때

도 자재가 되고 , 죽어도 자재가 되는 것이다. 선승은 우주를 실체가 없는 환상이라고 생각하고 , 인간

세상을 꿈이나 허상이고 거품이나 그림자와 같은 것 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니까 선승은 , 살아 있

 길道을 다하極는 것에 대해서는 , 살아 있다는 것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라고 생각 한

다. 선승의 평소의 행동을 보면 좋을 것이다.

부자父子를 떠나서 , 군신君臣을 섬기지도 않고 , 작위나 연고에 이름을 올리는 일도 없이 , 무기를 갖추

는 일도 없다. 그리고 성인을 존중하는 예의나 음악 , 혹은 형벌 행정을 보고는 , 마치 어린아이의 유희를

보고 있는 것 같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보통 버려지고 사라지는 쓸모없는 무기 등에 어째서 관심이 있

을 것인가. 선승은 단지 죽음을 맞이한 순간에 있어서 생명을 아까워 하지 않고 , 일절 세상은 모두가 마

음에 그려 둔 환상이라고 인식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