五輪書오륜서 탐구...地의 卷(3)

 

*예로 부터 「이기는 방법」 도 , 제예제능의 하나로 그 위상이 떨어지고 말았지만 , 「이기는 방법」 이라

고 말하는 이상 , 그 본래는 제예제능에 통하는 것이 아니면 안된다 고 무사시는 생각한다. 그리고 제예

제능이라고 해도 , 최근에는 무엇이든 파는 물건으로 해 버린다 고 무사시는 한탄한다. 농가에 있어서

도 , 상인도 , 장인匠人도 , 그 일의 성과로 자신의 앞가림을 하는 것이지 , 그 일 그 자체의 , 기술을 팔

고 , 몸을 팔고 , 도구를 팔고 하는 것이 아니다. 농가가 곡괭이를 팔고 , 상인이 주판을 팔고 , 목수가 망

치를 팔아서 일이 될 것인가 . 농가가 몸을 팔면 소작농이 되고 , 상인이 몸을 팔면 파산이 되고 , 목수가

몸을 팔면 하청이 된다. 하물며 만가지 예藝를 잘하지 않으면 안되는 무사武士의 일에 있어서 , 그와 같

은 기술 팔기 , 몸 팔기 , 도구 팔기가 될 리가 없고 , 설령 가능하다 하더라도 , 그 기교와 인간과 도구를

사들인다고 해도 갑자기 뭔가가 되는 것도 아니다. 무사武士가 무사의 일을 성취하는 것은 , 기교나 인

간이나 도구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 무사시도 또한 , 그 옛날의 전반생에 있어서는 바람직하지 못한 칼잡이의 한 사람

이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 누구누구 아무개 잘 부탁 , 이라는 듯 기발한 의상을 깃발처럼 걸치고 , 수행

이라도 흉내 내듯이 무의미하게 결투를 거듭하고 , 기술이나 도구를 팔러 다니며 , 이름을 알린 뒤에는

결국 어딘가의 번藩에 몸을 팔고 「검술지도역」 이라도 맡게 되기를 바랬다. 그리고 실제 , 그들이 바랬

던 「검술지도역」의 지위는 , 종종 각 번의 이미지 케릭터와 같은 , 말하자면 걸어다니는 간판과도 같았

다. 그렇지만 , 무사시는 , 그 옛날 간류지마巌流島의 결투 이후 , 그때까지의 칼잡이로서의 전반생의 흔

적들을 잘라내 버린다.

간류지마에서의 명성은 , 이미 그의 장래를 보장하기에 충분하고 넘치는 것 이었다.

그러나 , 그는 거기에서 무사武士의 치욕을 느끼고 만다. 겉의 화려함을 바라면 , 내실을 잃는다.  그

때 , 그는 모조품에 지나지 않는 유명인으로 있는 것 보다 , 진짜인 실력자가 되기를 희망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그의 진정한 수련과 고난이 시작된다.

그는 그후 , 홀로 병법兵法을 쫓아 추구한다. 그에게 있어서의 병법이란 , 이제는 더 이상 내놓고 파는

물건이 아니었다. 그것은 , 무사武士의 삶의 방식이고 , 정신이고 , 철학이고 , 존재의 의의이기도 했다.

분명히 무사는 , 번藩에 소속되어 번에 매이는 몸이기는 하지만 , 그저 있기만 하는 존재여서는 안된

다. 세상에 있는 다른 도道와 마찬가지로 , 그 일의 성과로 비로소 자신의 입신立身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 그 무사武士의 일이란 , 다시말해 실로 병법兵法인 것이라 고 그는 간파하고 있었다. 그에 의하

면 , 병법의 본질이란 , 궁리 , 말하자면 창조임과 동시에 구축의 과정이다. 조직과 전략을 창조하고 구

축하고 , 그리고 승리한다.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 내고 , 유有의 모든것을 살려 승리한다.

무사武士가 곁에서 그 일은 돕는 것을 「가家」 라고 불리는 것도 , 그것이 이와같은 궁리되고 구축되어

진 것인 까닭이다. 그래서 , 무사시는 이와같이 「가家」를 구축하는 무사를 , 실제의 집을 짓는 목수의

그것에 비교한다. 그 상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논하지만 , 어느 것이나 목수의 기술과 닮아

있어서 병법도 또한 집을 짓는 것과 같이 , 스승이 바늘이 되어 새롭게 개척하고 인도하며 , 제자가 실

이 되어 그것을 쫓아가고 받아서 정리하는 모습이어야 한다.  스승과 제자가 함께하며 하루하루 연마하

고 그 깊이를 더해가는 노력없이는 확립할 수 없는 것이다.